아르떼뮤지엄(Arte Museum)

동시대의 방식을 차용한다는 것

예술의 의도는 휘발되었지만, 미디어의 감각은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가 되었다.

시각적 완성도는 진짜였다.

아르떼뮤지엄 제주<BEACH>
아르떼뮤지엄 제주<BEACH>

거울방에 들어서면 방향을 잃는다. 거대한 파도가 벽면에서 부서지고, 빛으로 채운 방은 시야 전체를 점유한다.

아르떼뮤지엄 부산<SUN>
아르떼뮤지엄 부산<SUN>

완전히 낯선 경험은 아니다. 어딘가에서 본 듯한 익숙한 연출과 시각 문법들이 섞여 있다. 하지만 그 익숙한 기호를 가져와 현실을 판타지스럽게 뽑아내고, 결코 조잡하지 않게 조합해 내는 기술적 완성도와 미감만큼은 부정할 수 없이 진짜였다.

세 곳을 돌았다. 풍경은 같았다.

아르떼뮤지엄 강릉<Garden>
아르떼뮤지엄 강릉<Garden>

강릉, 부산, 제주. 세 곳을 돌았다. 건물은 달랐지만 안에 들어서면 같은 품질, 같은 방식, 같은 미감이 일관되게 작동하고 있었다. 이것은 장소 특정적인 예술 작품이라기보다, 어디든 이식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잘 만들어진 제품'에 가깝다. 이 완벽한 복제 가능성이 아르떼뮤지엄의 진짜 경쟁력이다.

의도는 휘발되고, 감각은 대중화되었다.

야요이 쿠사마<무한 거울 방>, 본태 미술관
야요이 쿠사마<무한 거울 방>, 본태 미술관

쿠사마의 거울방에는 그가 겪은 정신증세가 있고, 터렐의 빛에는 유일무이한 경이로움이 있다. 방식 뒤에는 창작자의 무거운 의도가 있었다.

아르떼뮤지엄 제주<STAR>
아르떼뮤지엄 제주<STAR>

아르떼뮤지엄은 그 거장들의 문법에서 무거운 철학을 걷어내고 직관적인 감각만 남겼다. 예술(Art)의 의도는 휘발되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가벼움 덕분에 어디서든 소비될 수 있는 완벽한 미디어(Media) 제품이 되었다. 순수 예술의 문턱을 낮춘 비즈니스로서는 분명 성공적이다. 이 차용의 시간이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 시간을 버는 것이라면, 이 공간의 다음 장면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