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이야기
기술은 몸을 움직이게 했고, 이야기는 발을 묶었다
화면이 반응하면 사람들은 신기해했다. 반응이 끝나면 당연히 관객들이 떠날 줄 알았다. 예상은 빗나갔다.
조작할 수 있는 기술.
관객이 움직이면 오렌지 물고기가 헤엄쳐 다가왔다. 사람들은 "반응하네?" 하며 이리저리 몸을 움직였다. 신기한 반응이었지만 머무는 시간은 짧았다. 화면을 넘나드는 연출을 넣고 타이밍을 바꿨지만, 다음을 예측하는 순간 관객은 떠났다.
통제할 수 없는 사건.
코코넛 게가 등장했다. 시스템은 여전히 관객을 추적하고 있었지만, 이 장면에는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아나모픽 연출이 빠져 있었다. 시간이 부족해 넣지 못했고, 이 시점에 관객이 돌아설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움직임을 멈추고 화면을 바라봤다. 어둠의 형체가 게를 잡아먹자 "어떡해", "불쌍해" 같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3분 30초.
반응하는 화면 앞에서 관객은 기술을 시험했고, 반응하지 않는 화면 앞에서는 사건을 목격했다. 사람을 3분 30초 동안 멈춰 세운 것은 자신의 움직임에 즉각 반응하는 신기함이 아니라, 자신과 무관하게 흘러가던 이야기였다. 의도한 구성은 아니었다. 아나모픽 연출을 넣을 시간이 없었을 뿐이지만, 결과적으로 기술이 사람을 불렀고 이야기가 사람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