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레퍼런스 설계

같은 장면에서 시작해야 했다

다섯 명이 모였지만 서로의 말을 못 알아들었다. 그래서 같이 놀러 갔다.

맞지 않는 방향들.

다섯 명이 모였지만 방향이 맞지 않았다. 네 명은 미디어아트를 해 본 사람들이었고, 나는 이 도메인이 처음이었다. 작품성을 이해하는 방식이 달랐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달랐다. 기획은 여러 번 엎어졌고, 각자의 경험에서 공통분모를 찾으려 시도했지만 되지 않았다.

같이 보낸 시간.

같은 장면에서 시작해야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광주로 MT를 갔고, 간 김에 바다를 봤다. 안국에서 전시를 보고 뛰어놀기도 했다. 기획회의가 아닌 그냥 같이 보낸 시간들이었다. 우리 작품의 소재들은 그 시간들과 완전 무관하지 않다.

공통의 언어.

각자 강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었고, 결국 가장 강하게 드러난 쪽으로 수렴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수렴이 가능했던 건 서로를 조금이라도 알아듣게 된 뒤였다. 피상적이었을 수 있지만, 같은 장면에서 시작하는 것이 공통의 언어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깊이는 각자의 것이었고, 함께 움직이려면 서로 알아듣는 말이 먼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