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라(Chagora) <아카리 소장전>

7천원 뒤의 장부

7천 원짜리 차 한 잔으로 합정 임대료를 낼 수 있을까. 밖에서 보이는 것만으로 이 공간의 장부를 읽어본다.

7천 원으로는 살 수 없다.

차 한 잔에 7천 원. 어림잡아 시간당 8명, 하루 11시간 운영이라 쳐도 매출은 60만 원 안팎이다. 합정 골목 임대료, 인건비, 원가를 빼면 남는 건 없을 것이다. 카페 매출만으로는 이 공간이 유지될 수 없다.

매물로 나온 전시품.

중고 거래 플랫폼에 해당 전시의 조명과 가구들이 등장했다. 고가의 전시품들이 순차적으로 매물이 되어 비용으로 회수되고 있었다. 같은 계정에서 "공실 창고, 유휴 공간을 활성화 시켜드릴게요"라는 글도 보였다. 유휴 공간을 찾아 전시를 열고, 끝나면 다음 공간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차는 미끼, 공간이 상품이다.

카페는 사람을 들이는 입구다. 전시는 공간의 감도를 증명하는 마케팅 쇼룸이다. 진짜 장부는 그 뒤에 있는 공간 대관과 큐레이팅, 컨설팅에서 열린다. SNS에는 층고 4.5미터의 이 공간을 촬영 스튜디오와 브랜드 대관용으로 임대하는 계정이 운영되고 있었다. 조명과 디자이너 가구, 미술품, 도서와 음반까지 한 번에 엮어내는 공간 큐레이팅이 포함된 B2B 비즈니스다. 유휴 공간을 찾아 전시를 기획하고, 대관으로 수익을 내며, 전시가 끝나면 공간의 집기들을 현금화한다. 보이는 것은 언제나 입구이고, 장부는 그 뒤에 숨어 있다.